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쓴 감상임을 밝힙니다.




 

아직 반 밖에 지내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 저것 털어놓을 수는 없지만..개인적인 감상은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필자는 현재까지 대학생 신분으로서 몇 개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뿌듯함과 자부심도 느껴보았고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고 지원해서 떨어지는 쓴 맛도 보았다.

이렇듯 내가 겪은 경험도 약간 빗대어서
그리고 이른 감은 있지만 라온아띠 내에 직접 참여해서 지금까지 2달 반 지내본 결과에 대한 감상을 끄적어보았다.

 

1. 능동적인 면

일단 라온아띠는 보통 해외봉사 프로그램과 다르다. 아예 목적자체가 다르다.
나의 경험과 주변 사람들의 말을 빌리지만 보통 해외봉사(단기)프로그램은 정말 빡빡하다. 나 역시 몇 주 간의 짧은 기간 동안 한국 공연 보여주랴, 교육 노동 봉사 하랴, 마지막에 현지 문화 공연 습득하랴..그 와중에 주말엔 관광 가랴 눈 코 뜰새가 없었다.
한 마디로 보여주는 "쇼"가 많고 우리가 볼 "쇼"도 많다.


지금까지 짜여진 틀 안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했지만
 라온아띠는 그 틀조차도 헐겁고 또 직접 만들기까지 해야 한다.
  
이 곳 라온아띠 베트남 팀으로서 지내는 나는 좀 여유롭다.
국내 교육때 듣긴 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물론 각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첫달은 여유로운 환경이 오히려 답답하고, YMCA에서 왜 우릴 써주지 않는지 속상한 기분까지 들었다. 2달 반이 되는 지금 난 어떻게든 활동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현지 NGO 단체를 알게 되어서 메일을 보내 보고, Y 관련 기관을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이 곳 대학생들과 친분 유지에 더 신경쓰고....


솔직히 아직까지 스스로 활동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라온아띠의 목적이 여기서 하는 활동보다 내가 활동을 만들고 또 활동을 만들기 위해 이 곳 사회와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즉 능동적으로 바꿔가는 프로그램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정의해 보고 싶다.






* 2009 3월달에 팀원과 통일궁 관람한 날


2. 봉사자라는 신분?!

 보통 봉사활동을 나가서 환대를 받으면 받았지 푸대접을 받거나 불편한 위치가 된 적은 없다. 그러나 이 곳 YMCA 에서 우린 인턴쉽도 아니고 자원봉사자도 아니고 정말 손님이었다.말이 좋아서 손님이지 그분들에게 짐이 될 때도 있었다.
우릴 위해서 신경 써주시는게 감사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우리의 위치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심지어 Y 관련 기관을 방문하고 축제에 참여했을 때도 놀러온 손님이자 외국인이었다.
국내 훈련 때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너희가 도움 줄 생각을 버려라-너희가 오히려 도움을 받을 것이다.


나 역시 다른 봉사활동에서도 결국은 그분들한테 준 건 별거 아니고 오히려 내가 그 활동과 사람들을 통해서 배울 때가 많았다고 인정하는 바이다.
물론 손님 신분에서도 배우고 느끼는 바가 있었지만 처음에 이런 위치에 대해 의문이 솟아난건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도 일 하면 할 수는 있는데 왜 써주지 않는걸까?
이럴 거면 나를 왜 뽑았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심지어 유치원에서 일하는 첫 2주는 실습생도 아닌 봉사자도 아닌 정말 일하는 사람이었다.
유치원 겸 보육원이라 워낙 바쁘게 돌아가고 있고 너무 많은 아이들이 있어서 엄격하게 다루다 보니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기도 하다. 나를 정말 일하는 사람 취급을 하고 별다른 호감을 보이지 않는 선생님의 태도가 섭섭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돈 받고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청소든 뭐든 잡일을 해서 선생님이 하실 일이 줄어들었는데
호감까진 아니어도 동료 대접은 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었다.

안 그래도 베트남어를 잘하는 건 아닌데 순간
내가 외국인 노동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선생님도 일에 힘들게 치이다보니 그럴 만한 여유가 없으셔서
처음에 그런 태도를 보이신 것 같다.
지금은 잠깐씩 틈을 내서 간간히 얘기도 나누고 간식도 나눠주신다.

쉽지는 않지만 항상 봉사활동 하러 오기 전에 배우러 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라온아띠에서 던져주는 본질적인 고민의 시간인 것 같다.
관광객인지 유학생인지 봉사자인지 이런 나의 위치에서 나온 고민이 나란 존재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해 주는게 아닌가 싶다.


 

 




* 2009 4월 매주 금요일마다 베트남어를 가르쳐주던
  대학생 친구 유이와 호치민 YMCA에서

 

3. 5명이라는 인원의 팀

난 지금까지 단체 생활 속에서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왔고 나름 즐겁게 보냈었다.
30명 , 20명 이 정도의 인원과 또 라온아띠 45명 속에서


그런데 많은 인원이나 혼자 지내는 것보다 5명과 함께 하는 것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단체 속에서 나와 맞물리거나 어긋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도 최악의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만 대하고 나와 맞는 사람들과 잘 지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 곳은 5명이다. 시간도 5개월이다.
우린 팀으로 왔기 때문에 5명이서 맞춰서 일을 해나가야 한다.
팀원들이 생각하는 모든 것 - 라온아띠와 단체, 활동, 관심사가 다 다를 때도 있다.
아직까지 다양한 사람, 아니 그보다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한 나로서는 적응해 나가기 힘들다.


내가 갖고 있는 신념이나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얘기하는 면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가볍게 얘기하는 면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 때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항상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 만날거라고 기대할 순 없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시아를 이해하기 전에 내게 던져진 숙제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우린 팀으로 왔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약간은 개개인 자신을 다듬어서 맞출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린 서로 나, 너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팀이라는 테두리에 어느 정도 묶여 있고 팀원 개개인의 행동이 전체의 이미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팀으로 왔기 때문에 혼자 왔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보고 느끼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
오히려 팀원들의 영향으로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거나 활동에 더 욕심날 때도 있다.
우리들 서로가 약간만 다듬고 보듬고 팀에게 맞춘다면 우리 팀이 더 잘 굴러갈 수 있다.
이곳에서의 시간을 통해서 우리들 개개인도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호치민 장애인 클럽 앞에서 라온아띠 2기 베트남팀


ps 삼켰어야 하는 생각을 너무 뱉어놓은 건 아닐까 ..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워낙 솔직하다 보니..;
이른 감은 있지만 제가 라온아띠 자체에서 느끼는바와 고민을
다른 팀원들을 물론 아띠에 관심 갖는 대학생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한 번 올려보았습니다.  

배효정 나에게 득이되건 해가 되건 배울 게 많은 사람들일거에요.
마지막까지 많은 걸 배우고 돌아오세요.
2009. 5. 25.
배효정 숙제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이 뒤에 글이 있는 데 하얗게 되어 있어서 드래그 해야 볼 수 있네요 ...
우연치 않게 발견되어서요 . ㅋ
2009. 5. 25.
youani42 글을 읽으면서 분장실 강선생의 "니들이 고생이 많다"라는 생각이 오버랩됩니다.

이렇게 가끔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전진을 위한 쉼도 필요할 듯 싶어요.

아자아자 홧팅..
2009. 5. 25.
슬기 오 발견하시다니!
사실 여기 올리는 글은 블로그에 있는 걸 그대로 옮기는데
그 부분 뺄까 하다 그렇게 해 놨어요
워낙 솔직해서리..
좋을 때도 있지만 힘들 때도 있다 뭐 그런거 알리고 싶어서 적어봤답니다..ㅎ
2009. 5. 26.
쏭군 한번 들어와 봐야지 했는데 5월의 끝자락에나 들어오네요ㅋㅋ

사진보니까 너무 잘 지내는 것 같고

글을 보면서 우리도 저런 문제 때문에 고민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김우수 간사님 댓글은 어딜가나 있네요ㅋㅋ
2009. 5. 30.
youani42 ㅎㅎㅎ 그런가... 잘 지내고 있지. 조만간 쐬주 마셔야하는데...잘 안되네.
6월에 함 모이자.
2009. 6. 1.
김준형 와^~^ 누나 ㅋㅋㅋ

정말 열심히 하시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200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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