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훈련 보고서

ㅋ왕따시 안녕하세요?
라온아띠 4기 스리랑카팀 강민지입니다!

지금 시각은 24일(토) 오전 2시 32분입니다. 초고를 키보드 키 하나를 잘못 눌러 안드로메다로 날렸습니다. 전 절대적으로 괜찮습니다! 다만 시원한 바람이 술술술 부는 청솔장 거실에서 자리한 상진오빠와 동민이가 제가 키보드 누르는 장단을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 지겠군요.

아산에서 맞은 5일차였습니다.
스리랑카팀은 왕따시 강력한 힘을 가진 아산 지역의 여러 쌤들로부터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나날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수진 쌤과 함께 바느질을 하고, 리본을 묶었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중·고등학교 시절 바늘 한 번쯤 안 잡아 본 사람 있겠습니까마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투박한 손놀림이 만들어내는 울퉁불퉁한 실의 발걸음은 세상 그 어느 작품에 비할 바가 아니더군요. 같은 바늘, 같은 실을 사용한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다섯 명의 실 자국에는 개성이 가득 담겨있었답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을 간사님들께 선물하고, 다함께 기념촬영!
"우리 왕따시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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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비는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폭우로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상진 단원과 정동민 단원, 도움을 요청하는 분의 연락을 받고 지하에 잠긴 약국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한 시간 여가 흐르고, 양수기와 119가 동원된 현장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완수하고 그 모습도 자랑스럽게 돌아왔습니다! 짝짝짝~



내리는 비를 뚫고 <공감> 찾아가기. 우리는 이렇게 '흰 우비 오남매'의 모습으로 아산을 활보했답니다. 

 

오후 첫 수업은 지난 수요일에 방문했었던 <공감>에서 ‘아이와의 소통’을 주제로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리랑카 현지에서 어떤 아이들과 함께 할지 확실치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언어적인 한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싱할라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태생적인 한계 속에서 현지의 어린 친구들과 저희가 어떻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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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수업은 벌써 네 번째 시간을 맞은 산지와 쌤과의 싱할라어 수업이었습니다. 첫날에는 서로에 대한 교감 없이 수업에 나가기 급급했는데 이제는 제법 양국의 문화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서도 말하면서 공감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자, 그렇다면 스리랑카팀원들은 각자 오늘 하루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졌을까요? 한 번 빠져 봅~시다!:)

강민지 : 지난 13일부터 쉼 없이 달려와 10일이 흘렀다. 매일매일 새로운 배움에 사실 내게 있어 지난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특히 지역NGO 인턴십을 위해 아산에 온 이후 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신문읽기를 꾸준히 해왔고, 또래 친구들에 비해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 그 안을 찬찬히 보면,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지극히 피상적인 것에 그치지 않았던 것임을 금새 깨달을 수 있었다. 나를 위해 살아가기 바쁜 오늘날의 현실을 허울 좋은 핑계로 포장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편리함을 가장 큰 무기로 하는 대도시와는 다른 멋과 맛이 있는 곳,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지역사회의 힘을 이곳에서 나날이 깨우쳐 간다.

김보람 : 이곳에 온 이후로는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잊고 살고 있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새로운 일들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늘은 또 새로운 수업을 했다. 바느질 수업을 했는데 집중력 제로인 나에게 역시 집중하여 뭘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저께 방문했던 공감에 가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현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빈 그릇이었던 내가 이제 반의반쯤 차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끝내면 나머지 반의반을 채우고 현지 생활을 하면서 또 그 나머지 반을 채워 꽉 찬 그릇으로 바뀌고 싶다. 지금은 열한시 반이지만 우리는 내일 공정무역 캠페인을 위해 또 다른 하루를 이제 시작해야한다. 힘들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보물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정동민 : 하루 일과를 마치고 캠페인 준비를 시작 하려는 순간, 총무님께서 제안을 하셨다. 저녁을 사줄 테니 애벌레 잡으러 가자고...좋았다 :) 7명이 한 대의 차를 타고 나비생태공원으로 가서 작업을 시작하니, 여러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물어보셨다. ‘뭐하세요?’ / ‘꼬리명주나비 애벌레가 쥐꼬리 덩굴 잎을 갉아 먹어서 잡고 있어요. 개체가 너무 많아서 이렇게 억지로라도 잡아서 수를 맞추어야 하거든요.’ / ‘좋은 일 하시네요’... ‘좋은 일’인가? ‘누군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 받는 느낌이 좀 이상했다. 그냥 지나치면 지나 칠 수 있는 아무 것도 아닌 순간이었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우리 팀, 라온아띠, YMCA와 같은 시민단체 NGO들은 ‘좋은 일’을 하기 보다는 ‘누군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그러니 뭐 하러 해외 나간다고 우쭐하기 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할 일 하고 오자고, 할 일 없으면 다행이다 생각하고 그냥 살다가 오면 되는 것이라고... 하루하루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내안에서 분명히 뭔가 변화 하고 있다. 좋은 변화.

한상진 : 오늘도 역시 쉴세 없는 일과였다. 오전에 바느질을 배웠다 쉽게 만들 수 있는 헤어핀 그리고 수첩 책갈피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몇 시간동안 말없이 집중 한것같았다~
오늘 배운걸 스리랑카에서 최대한 응용/활용 하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찾아간 ‘공감’ 오늘은 언어가 필요하지 않아도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것 같다. 그렇다 말이 통한다고 모든게 통하지는 않는다. 그 마음으로 소통 하는법! 나에게는 그것이 필요한것 같다. 꼭!

허소현 : 라온아띠를 시작하면서부터 잊고 산, 신문과 뉴스, 그리고 전화기는 나의 모든 것을 내려 놓게 만들었다. 대중매체와의 단절을 통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방법과 함께 인간관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어제 갔던 축산에 대해서 간사님께서 피드백을 해 주셨다. 아이들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편안해서 함께 어울려 놀고 싶다고 말해 주셨다. 어린이 캠프를 가면 항상 난 무서운 선생님이였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주입식 으로 호통하는 것을 주로 해 왔기 때문인것 같다. 아이들에게 대하는 태도, 조금은 내 자신을 낮추고 한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행동해야 겠다. 오늘 바느질 수업 시간에는 리본공예와 북아트 만들기를 하였다. 바느질과 부직포만 있으면 멋진 책이 완성한다는 것과, 리본으로 머리핀. 머리끈이 뚝딱 만들어 지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들을 만드니 뿌듯했다. 공감에서의 두 번째 시간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의 생활,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배웠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행동과 눈빛으로 , 그리고 웃음으로 함께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이 없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리랑카 팀은 내일 온양온천역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캠페인을 한다.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일을 한다면, 사람들이 생각할 것이다. 공정무역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파는 피스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공정무역이 무엇이며, 당신은 공정무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다. 아직은 공정무역에 대해서 사람들이 자세히는 모르지만. 내일 캠페인을 통해서. 공정무역이라는 단어만 알아 줬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장난도 치고 , 진지할 땐 진지하는, 그게 바로 팀 생활이 아닌가 싶다. 내일 공정무역 캠페인 조금은 기대가 된다.


어떤 방향으로든지 움직이는 마음이 보이는 것 같으신지요?
저희는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곧 또 만나요!

최고 멋진 강민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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