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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03일 미국의 표적공습으로 솔레이마니(이란 쿠드스군 총사령관)가 사망하여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 우려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관련 뉴스 : https://www.yna.co.kr/view/AKR20200103049052009?input=1195m)

이란에선 보복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이에 맞서 미국은 병력 증파에 나섰다.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선 추가적인 긴장을 고조시킬 행동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는 5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무차별 보복 공격을 예고했고, 테헤란 등 이란 곳곳에서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추모하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지도부는 “가혹한 보복”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도 신속 대응 병력 3500명의 추가 파병을 서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하면 이란의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맞불을 놓고 있어, 양국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왜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는 결정을 승인하였을까? 아래기사는 이 입장과 관련된 뉴스 기사이다.

<트럼프, 솔레이마니 제거 배경…'제2의 벵가지' 우려 등 복합>

이란에 강한 압박…작년 드론 격추때 반격 철회 비판론 부담

이라크 대응에 실망…탄핵 심리 와중 '강한 이미지'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왜 이란의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공습 결정을 승인했을까.

이란의 2인자로도 불리는 솔레이마니는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물이어서 미국의 감시망을 피해 숨어지내던 중동의 다른 인사들과는 성격이 판이하다.

트럼프 '솔레이마니  제거' 기자회견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인을 겨냥한 '임박한 공격'을 모의 중이어서 선제적인 공격에 나섰다고 설명하지만 동선 확보가 어렵지도 않은 그를 제거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언론은 대체로 지난달 27일 이라크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큰 계기로 작용해 트럼프 대통령도 실력행사로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자국민이 공격당하면 무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는데, 이란이 이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은 이란 선박이나 미사일 포대, 이라크 민병대에 대한 공습 등 상황을 덜 악화시키는 선택지에 무게를 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강력한 카드인 솔레이마니 제거를 꺼내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배경에는 테러 예방 명분 외에도 이란과의 갈등 격화, 자신의 이미지 전환, 이라크 태도에 대한 실망감, 탄핵 국면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이라크 미군 주둔 기지의 로켓포 피격, 29일 미국의 대응 조치로 '카타이브-헤즈볼라' 기지 폭격, 이후 31일 항의 시위대의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공격 등 일련의 과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란에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오만 해역 유조선 피습, 미국 드론 격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놓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론과도 연결된다.

세계 화약고 중동, 이란과 주변국 관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미국의 드론 격추에 대한 반격으로 대이란 보복 공격을 승인했다가 인명 피해를 우려해 막판에 철회했다고 밝혔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직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NYT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자주 시사하는 바람에 이란은 미국이 무력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게 된 것을 우려한다고 백악관 내부 분위기를 보도했다.

이런 탓인지 드론 격추가 발생한 작년 여름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힘겹게 결정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벌어진 2012년 벵가지 사태의 재연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무슬림 모독'을 이유로 미국 영사관을 공격,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참사'로 기록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벵가지 사태를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공격 소재로 삼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태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이 전임자보다 더 강력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실제로 제2의 벵가지 사태를 막을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은 "벵가지는 그의 마음속에 크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미군 공습으로 폭사한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미국은 미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았을 때 이라크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아 실망했고, 이란 민병대를 견제하려는 이라크 정부의 의지에도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미국이 솔레이마니 공습시 이라크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도 이런 요인이 작용했다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결국 미군은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추적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근처가 가장 좋은 기회라고 봤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머물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습 직전 작전을 최종 승인했다고 WP는 전했다.

NYT는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심리를 받는 와중에 발생했다며 "그의 고문들은 탄핵이 이 결정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기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탄핵 국면과도 연결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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