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지난 일주일 동안 저희 팀은 YMCA에서 운영하는 disabled club을 방문하였습니다. 정확히 저희의 일정에는 '베트남 랭귀지 프랙티스 앤 익스체인지'라고 쓰여진 기간이었지요.
  아직 저희의 베트남어 실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한달 전과 비교하자면 일취월장 하였지만 그래도 이곳의 스탭들은 우리들이 많은 것을 이곳에서 얻어가기 위해서는 베트남어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이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YMCA스탭을 제외하고는 영어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은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어쨌든, 그래서 저희가 그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는 참으로 한정되어있습니다. 가족이 몇명인지, 고향이 어딘지에서 부터 시작하는 부가질문들. 사실 더 어려운 것은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입니다. 질문은 분명 이해했지만 그것을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어로 대답하라고 해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을 법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왜 베트남에 왔어요?"
  사실 이 질문 꽤 받습니다. YMCA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이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러 왔는지 잘 모릅니다. 게다가 보통 우리가 그들을 만나는 가장 큰 목적에는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대체 얘들은 왜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건지. 궁금할 법도 합니다. 
 
  "volunteer!"
  처음에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서 자원봉사자를 뜻하는 베트남어를 익히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이제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 클럽 안에서 가장 돌봄을 받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 다섯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만큼 쉽게 질리고 쉽게 거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려고 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그들과 친구가 되기 어려운 길을 가는 방법이라고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들과 이야기 했고, 같은 방에 일자로 누워서 낮잠을 잤고, 같이 밥을 먹었고, 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분명 서로 즐거웠습니다. 그게 다였고, 그냥 그걸로 충분했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되는 과정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분명 느끼고 있었습니다.

  "hoc tieng viet (베트남어 공부)"
  그래서 실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선에 가장 민감한 것은 우리입니다. 우리는 결코 베트남어를 공부하러 오지는 않았으니까요. 왜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있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당신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대답하지요. 참 잘한 대답 같습니다. 

  "hoc viet nam (베트남 공부)"
  그래서 요즘 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대답은 이것입니다. 이 대답을 할 경우 우리의 발음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시 베트남어 공부로 오해(?) 받습니다. 그러면 그 앞에 사회라던지, 문화라던지 하는 단어를 붙이면 다 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웃습니다. 사실 참 많은 공부를 하고 있고, 재미있습니다. 이를테면 중추절의 베트남에서 느꼈던 이것저것, 호치민의 GDP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내 전경, 돈이 있으면 나는 당연히 미국의 가전제품, 미국의 자동차를 사겠다고 하는 직업학교 교장선생님, 우리 앞에서 갑자기 한국말을 하면서 백마부대의 사단가를 불러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던 할아버지, 오토바이와 어지러운 전기줄로 말해지는 지금의 호치민, 그리고 호치민을 조금만 벗어나도 또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베트남과 53개의 소수민족, 투숙객보다 호텔가족이 약 3배가량 많은 우리 홈스테인지 호텔인지 모르겠는 이곳. 하나하나 큰 질문 덩어리들입니다. 그래서 마음 같아서는 '베트남을 만나러 왔다.' 라던지 '이 지역과 함께하러 왔다'라던지, 조금 거창하게 '우리는 아시아의 친구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친구, 만나다 등의 단어가 갖고 있는 뉘앙스나 의미가 한국의 그것과 같은지 모르겠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한달 있으면서 베트남어 'hoc(배우다, 공부하다)'이 가지고 있는 뉘앙스와 의미를 조금은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베트남 공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안까뇨메(생선을 먹다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이건 지금까지의 글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입니다. 그냥 최근 우리에게 가장 즐거운 이야기 거리를 하나 소개하려구요. 어느날 우리는 생선을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YMCA 에서 늘 밥을 해주시는 꼬남이라는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정말 유쾌한 분이셔서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분이지요. 그 꼬남(꼬남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미 존칭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 이건 건방진 표현이 아닙니다.)이 그날 그 생선을 발라주었습니다. 그 광경에 문득 집의 어머니가 생각난 우리 팀원 중 한명이 눈물을 흘렸지요. 그리고 꼬남도 같이 눈물을 흘렸구요. 여기까지는 참 훈훈하고 가슴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임이 틀림없었는데, 같이 눈물을 흘리던 꼬남은 그 이야기를 그 건물의 모두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주 호탕하게 웃으면서요. 그래서 아마 지금쯤 베트남의 약 100명정도가 수연이가 생선 먹다가 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 이름이 나왔다.) 어쨌든, 참 웃기게도 '안(먹다)까(생선)뇨(그리워하다)메(어머니)'는 지금 우리에게는 가장 즐거운 이야기 거리입니다.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고, 재미들이 있습니다. 어려움도 있구요.( 한달 만에 이렇게 많은 일과 부딪히고 있다는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쓰고 싶지만 쓰고 싶은 사람 마음이 다르고 읽는 사람 마음이 또 다름을 알아서 그냥 이번에는 이정도로 하렵니다. 하하.
  어쨌든 지금 우리 다섯명은 베트남과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정확히는 호치민의 투둑과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호치민과 호치민을 벗어난 지역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베트남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우리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 질문에 계속 답해가는 5개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10개 팀 모두 그렇게 지금의 아시아와 만나고 있겠네요.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다시 만나는 날이. 우리는 마치 다른 시대를 지나고 있는 듯한 2008년 아시아를 한번에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덥네요. 한국은 좀 쌀쌀한가요?

원팀장 반가운 얼굴들은 한꺼번에 다보주는 고마운 사진^^*

,,,

우리가 왜 가는지,,,,,,
참으로
더 진지하게,
더 많이 묻고 고민해야할
물음이군,,,요
2008. 9. 23.
youani42 열시미 생활하는 모습이 사진을 통해서도 느낄 수가 있네요... 홧팅입니다.

그리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 그것은 사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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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물음에 대하여는 항상 고민을 하면 좋을 듯 싶어요... 나와 우리의 존재감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니까여.
2008. 9. 23.
오휘경 베트남팀의 고민에 비해 5개월은 참으로 짦은 기간이지...
한국 돌아와서도 고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와 자극을 듬뿍 안고 오길 바래.

사진은..다들 얼굴이 조금씩 부은 것도 같고, 헬쓱해진 것도 같고.. 암튼 좋아보여! :D
2008. 9. 24.
안준영 태양아. 전성환이다. 베트남 그곳 사진, 답사때 갔던 곳이네. 숙소또한 어디인지 짐작이 된다. 건데 여관이 아니고 홈스테이수준이구나. 답사실패네. 잘 지내고 있는것같구나. 우선 언어부터 배우는건 정말 잘하는 일같다. 일을 먼저하는것보다 좀 더 깊이있게 그곳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일것같구나. '안까뇨메'가 그런뜻이 있다니.. 호치민의 번화함과 시민들의 부지런함이 인상적이던데 앞으로 좋은소식 많이 전해주길 바란다. 너희의 변화와 베트남의 변화하는 모습을 엿볼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화이팅.

미국 인디아나에서 전성환
2008.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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