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Color of Malaysia'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곳 콸라룸푸르에는 인도, 중국, 말레이계의 세 인종이 주를 이루고 그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 터번을 쓴 사람, 히잡을 쓴 사람, 나시티에 핫팬츠를 입은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옷차림의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식당에도 각 나라 음식 코너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꼭 지구촌 축제의 음식소개 코너에 온 것만 같다. 손으로 난을 커리에 찍어먹는 인도사람 옆에 파스타를 먹고 있는 유럽사람이 있는가 하면 똠얌을 먹고 있는 사람, 대장금의 열풍으로 김치찌개를 먹는 사람, 중국요리나 일본의 스시를 먹고 있는 사람을 모두 볼 수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KL 차일드케어 센터도 마찬가지다.
우리와 똑같이 엄마를 엄마라 부르는 인도계 수수미타, 아침마다 오하요우 하고 인사하는 리틀원숭이 일본계 에이지, 최고 훈남 아일랜드&중국 혼혈 찰리, 배우는 속도도 먹는 속도도 남다른 인도네시아계 끌로위, 너티보이 말고 굿보이 핸섬보이 중국계 션, 차일드 케어 센터 유일의 말레이-말레이시안 지브레일...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이 모인 만큼 언어 또한 다양하다.
처음 차일드 케어 센터에 간 날, 페트리샤라는 13살 아이가 와서는 나에게 물었다.
"Teacher, can you speak malay?"
못한다고 대답하니 그럼 무슨 말을 할줄 아냐고 한다.

"Korean, English and Japanese"
페트리샤는 곧 실망스러운 얼굴이 되어 입을 삐죽대며 말한다.
"선생님 그럼 그렇게 3가지 언어밖에 못하는거에요?"
지금까지 한국에서 세 언어만으로도 너무나 편하게 살아왔던 나이기에 페트리샤의 반응은 좀 의아했다.

콸라룸푸르에서 보통 일상적인 언어는 영어를 쓰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다 보니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인도어를 모두 할 줄 아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기에 태국,베트남,일본, 한국어 등 다른 언어를 할 줄 알면 최대 7-8 개국어까지 가능하다.
나에게 질문을 했던 페트리샤도 어린 나이에 영어와 중국어와 말레이어를 완벽하게 구사했고 지금은 학교에서 인도어를 배우는 중이라 했다. 어린나이에도 이렇게 4개국어를 할 줄 아니 어른인 내가 3개국어밖에 하지 못하는게 신기할 수 밖에.

이렇게 어려서부터 여러 언어를 할 줄 알고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는 말레이시아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문화와 언어로 인해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고 있자면 중국계아이들은 중국계끼리, 인도계아이들은 인도계끼리 자연스레 그룹이 나뉜다. 아빠가 유명한 인도음악 가수인 '샤샤'는 종종 아빠의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인도계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하지만 중국계나 일본계 아이들은 관심이 없어서 딴짓을 하거나 자리를 뜬다.
선생님들께 여쭈어 보니 실제로 다른 인종의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고 한다. 아이들이 크면 인도계 아이들은 인도계 학교에, 중국계는 중국계 학교에 입학하면서 생각보다 어우러짐이 적다고.

콸라룸푸르 안에 공존하는 다양한 인종, 언어 그리고 문화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반면 단일민족, 한가지 언어를 가진 우리나라는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생긴다.

정동엽 가은아~!

너무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여 미안하다.
안그래도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겼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무슨일이 생긴것 같아 많이 걱정했었는데
연락할 방도를 모르겠어서 너무 무심히 지낸것 같아 너에게 많이 미안했어ㅠ.ㅠ
무튼 지금 올라온 글을 보니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고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가 만나서 할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겠지?
보고 느낀것들, 고민해봐야하는 것들 등등..
나도 너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고
많이 본 사이가 아니어도 어쩐지 편안하고 좋다.
아무래도 우리 사이에는 신이 계시기에 눈으로 보이는 것 보다 더 통하는 게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태국에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나를 깊이 발견하고,
더 나아가는 시점들을 많이 갖게 된 것 같아.
너와 나눌 이야기들이 참 많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열흘 남았네,
마무리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서 보자꾸나 ^^

볼수록 예쁜동생
사랑한다 ^^
2009. 1. 11.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6-11 | 02-754-7892 | asiaraonatti@gmail.com | 2024 한국 YMCA 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