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이상하게도 이 곳은 선뜻 글을 쓰기가 꺼려진다. 비겁하게 변명을 하자면, 원래 글 솜씨가 없는 탓, 다른 라온아띠들의 글을 읽고 기가 죽은 탓, 스리랑카에 온 후로 컴퓨터와 TV와는 완전 작별을 한 탓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곳에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 시간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4개월이 지났고, 이제 겨우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미 한달 전부터 귀국 비행기를 탈 생각을 하면 눈물이 글썽여질만큼 이곳에 정들어버렸다.
어떻게 남은 한 달을 보내야 할 지, 한 달 동안 무얼 해야 할 지 정말 모르겠다. 멍청하게도 가는 시간만을 아쉬워하면서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스리랑카에 4개월을 있었지만, 만약에 사람들이 나에게 스리랑카에 대해 묻는다면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것 같다. 오직 짧은 내 시야로만 본 것들이 스리랑카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 사람들은 이렇다, 여기 문화는 어떻다라고 단정지어 말을 하기가 겁이난다. 내가 스리랑카의 모든 사람을 만나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모든 일을 체험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겪은 스리랑카는 친자식같이 우리를 챙겨주는 YMCA 사람들이 있는 곳, 이제는 우리와 허물없이 친해져버려 똥얘기도 스스럼 없이 하는, 그렇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정말 슬퍼하면서 어떻게 우리를 공항까지 마중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는 코디네이터가 있는 곳, 매일 지나다니는 시장에서 우리를 볼 때마다 공짜로 망고를 건네주는 인심좋은 아저씨가 있는 곳, 일과를 마치고 10분만 걸어나가면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5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집에서 한 솥 밥을 먹고 서로 부대끼며 지낸 4개월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난, 이 곳에 좋은 친구가 되어주러 왔지만, 오히려 이들이 내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난 나누기 보다 받기만 한 것 같다.
조남주 고맙게 받을 수 있는 것도 주는게 아닐까 생각해요...^^
2009. 7. 10.
(_ _")
소중한 경험, 고이 간직하시고 더 좋은 곳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래요~^^
와산티'님을 비롯한 스리랑카팀 5개월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2009.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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