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처음이라 어떤 말로 시작할 지 조금 부담이 된다. 오늘은 4 17. 캄보디아라는 나라로 온지도 벌써 한달 하고 12일이나 지났다. 그동안 나와 우리팀은 어떻게 지냈나를 생각해보려니 아득하다. 그래서 일기의 기록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다소 감상적인 이야길 하기 전에- 잠깐 현재의 활동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다(오늘 내용은 이것으로 할란다).

 

우리의 활동은 다일 센터에서 주를 이룬다. 입국 바로 다음날부터 시작했다. OT는 하루로 족했다. 평일 오전 8 20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면 숙소에서 약 12km(내 짐작;;) 거리에 있는 시엠립 다일비전센터로 향한다. 새벽부터 그 날 식사의 장을 봐온 현지 스텝들과 '아론 소스다이(아침인사)'로 반갑게 인사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식사 메뉴는 다양하진 않지만 무척 맛있다. 볶음밥, 고기볶음, 계란말이, 캄푸치아 커리(여기 와서 딱 두번 먹음T-T), 뜨러꾸얼(미나리같은) 볶음탕(??) . 봉쓰라이(언니) 두 분이 요리를 맛있게 참 잘 하신다.

 

요리를 하는 곳에 파견된 해외봉사단? 덕분에 난 독특한 내공이 늘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수박 썰기의 달인이 되었다든지, 엄청 큰 계란말이를 몇 개씩 후라이판에 만들기 시작했다든지.. 한국에 있었으면 손도 대지 않았을 일들을 하려니 원.. 처음엔 느려터지고 실수도 많이 해서 오히려 일을 망쳤지만 점차 솜씨가 좋아지고 있다. 너무 거리가 멀거나 여건이 좋지 않아 밥을 지원해줄 수 없는 곳에는 빵을 만들어 제공한다. 주로 소보루빵을 만든다. 덕분에 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도 배웠다. 처음으로 이곳에서 소보루빵을 먹고는 정말 맛있어서 자꾸자꾸 먹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 내 옆에서 뱃속으로의 입수를 기다리고 있다. ㅎㅎ

 

이렇게 요리를 하고 있을 때, 밥퍼 차량이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큰 트럭 한 대와 툭툭이 한 대가 사이좋게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아이들이 차량으로 달려오는 모습은 정말 정말 정말 사랑스럽다. 리읍이라는 여자아이는 지훈오빠를 좋아하는데 내가 데리러 가는 날에 날 먼저 보면 지훈 마오?, 여은 마오?(지훈오빠 왔어요?, 여은언니 왔어요?)하고 물어본다(여은이는 컴퓨터 작업을 하느라 몇일 센터에 안갔었다). "크뇸 엇쫄쩢 때꾸르~~(대규오빠 싫어요~)"라고도 한다. ㅋㅋㅋ 점이 커서 그렇다나;;; 귀여운 녀석이다. 센터 근처 마을 아이들을 포함, 이른바 빈민촌이라 하는 프놈끄라움 마을, 톤레삽 마을의 아이들까지 모두 센터에 집결하면, 센터는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처음엔 외국인이라고 우리를 신기해하던 아이들이(이 때에는 정말 사교성 좋고 애교가 많은 특정 아이들만 다가온다, 뭐 어쩔 수 없는 것), 갈 때가 된 것 같은데도 안 가니까;;; 더 잘 다가와주기도 한다. 같이 놀아줄 아이들은 많은데 몸이 한 개니, 그야말로 한계를 느낀다. 특히 체력의 한계가 빨리 오는 내게 자꾸 봉쓰라이 이우(업어줘요)~하면, . 귀신 같은 아이T_T. 나의 작은 목표는 그저 하루에 한 아이 이상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오늘도 인, , 사우, 끼윳 네 명이나 외웠다. 아이엠그라운드;를 소개해주면서 하니 서로 써바이써바이했다(즐거웠다).

 

배식, 별 것 아닌 것 같았던 밥 배식에 크게 데인 적이 있다. 밥을 퍼나르다가 나중에 밥이 부족해서(너무 많이 배분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빵을 준 사건이 있었더랬다. - 몇 안되는 충격 중 하나였다. 너무 미안했다. 그 이후론 배식을 할 때 수박을 주든, 계란말이를 주든 자꾸 아이들 수를 점검하면서, 그야말로 긴장하면서 배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당히 모두에게(아이들은 적게는 400명에서 6-700명까지도 간다고 한다) 잘 배식을 했을 땐 정말 기쁘다내가 이렇게 단순한 일에 기뻐할 줄 몰랐다;; 아이들은 비닐봉지를 잘 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밥 혹은 밥을 더 받아서 집에 들고 간다. 자기밖에 모를 것 같은 그 어린 나이에 집에 있는 가족들을 챙기는 것이다.

 

식사가 끝나면 대용량의 설거지와 청소가 시작된다. 그렇게 수많은 그릇들을 한꺼번에 설거지 해본 것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플라스틱 식판이라 그리 무겁진 않다. 엄청 강한 설거지 세제는 처음에 우리의 손 껍질을 다 앗아갔다. 이젠 손이 모두 적응을 해서 문제없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간 자리도 엄청난 것은 마찬가지. 캄보디아의 쌀이 바람에 흩날릴 것 같은 것을 이 때 참 감사하게 된다. 우리나라 쌀처럼 찰진 쌀이었으면 다 눌러 붙어서 청소하기가 더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설거지와 청소 그리고 뒷정리를 모두 마치면 밥퍼 일과는 종결이다. 모든 활동을 마치고 먹는 밥은 정말..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 맛이다.

 

내가 인지한 이곳 캄보디아 시엠립에서의 밥퍼 활동은 사실 단순한 매일의 반복이다. 우리는 보통 반복되는 일상을 무척이나 싫어하기에 보다 새롭고 의미 있고 멋진 일들을 찾으려 한다. 그렇지만 이 활동은, 정말 을 나누는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했던 그런 급식이 아니다. 정말 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밥을 나누는 것이다. 때문에 이 일이 난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이 일에 동참하는 것에 감사할 때가 많다. 물론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다. 그리고 그 때마다 다시 힘을 얻게 하는 건 역시 아이들이다. 서로에 의해 즐거울 수 있어 좋다.

lucky7 I'm so proud of you!
your diary reminds me of our last summer in Cambodia.
love you :)
2009. 4. 18.
그립다 캄보디아
2009. 4. 21.
윤혜령 정말 날리는 밥이라서 식판닦기 그나마 편하겠다. 참 감사하네~
2009. 4. 22.
김충현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어줄수 있다는건 참 좋은일인거 같아요.

캄보디아팀 모두 매일매일이 즐거우시길~!
2009. 4. 24.
최홍식 왠지 한국에서 만나면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겠군,
태국에서의 다이나믹한 삶보다 반복되고 안정적인 모습도 좋은 것 같애 !
건강하구, 늘 행복하길, ♡
2009. 4. 27.
최유진 캄팀 보고싶어요 힝 ㅠ
2009. 5. 10.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6-11 | 02-754-7892 | asiaraonatti@gmail.com | 2024 한국 YMCA 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