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우리 필리핀 팀은 팀원간의 좀 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유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지금과는 좀 더 다른 화목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팀원들의 이름이 적힌 제비를 뽑아 그 사람에 대한 나름의 에세이를 쓰고 공유하며 지금과는 좀 더 다른 화목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꾸리고자 하였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모두 글쓴이가 선별한 것임을 밝힙니다. 악의는 없습니다.

 

 

 

 

희곤씨에게

 

송유림

 

 이보시오. 내가 어제 기분이 좀 안 좋아서 틱틱댔기로서니 그런 식으로 맞받아치나 그래? 이런 좀스런 사람아. 왜 기분이 안 좋냐는 질문은 예의 상 한 것임을 알고 있소. 자네의 그 시선은 노트북에 고정되어 있었으니까!! 궁금함이 절대 묻어나지 않는 질문이었단 말이오! 에라이, 참 잘났소 그래. 그리고 아침에만 해도 그렇소.. 자고 일어났으면 인사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오? 그저 몇 초 응시하다가 다시 노트북으로 고개를 홱 돌렸던 자네의 눈은 꼴이 왜 저래..’라고 말하는 듯 하였단 말이오. 자고 일어나면 꼴 사나운 건 당연하지, 내 미스코리아 머리 처음 봤소???!!!! 민상은 그럴 때마다 쟤는 나쁜 남자야.”라고 하지만 나쁜 남자란, 성격을 제외한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를 일컫는 말이지 자네처럼 성격마저도 나쁜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네. 겔겔. 농 한번 쳐 보았네. “나를 죽이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또, “그런 에너지 낭비는 하고 싶지 않다고 사랑스럽게 대답 할 텐가? ….. 내 자네를 치지 않는 이유는 자네의 조모님께서 소유하신 부동산 때문이니 괜한 착각 마시게. 어쨌든 난 아침부터 언짢았소. 조심하시오.

 

 한국을 떠나오기 전엔 내가 매 순간 평온하게 살 줄만 알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생활이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 본성을 숨기기도 어렵고 이미지 관리를 한다는 것도 불가능해 나도 모르게 거친 성정을 마음껏 표출할 때가 있었소. 그럴 때 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자네 뿐이라 삐딱선을 타면서도 한편으로는 신경 써 주기를 기대했던 것 같소. 자네는, 보기와는 다르게 꽤 다감한 면모가 있어 우리 중 누군가가 낯빛이 변하고 표정이 일그러지면 항상 이유를 물어보고 넉살 좋게 기분을 풀어주려 하지. 그것은, 내가 갖지 못해서 매우 탐나는 능력 중의 하나라고나 할까? 어쨌든 내가 생 난리를 칠 때마다 방관하지 않아줘서 고맙네만 요즘 들어서는 말이야 저러다 말겠지..’하는 한심한 표정이 보인다오. 조심하시오.

 

 By the way, 자네가 학을 떼며 부인하는 엄친아라는 타이틀은 자네에게 꽤 어울린다네. .. 부티가 나 보이진 않네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소. 자네에겐 내재적인 엄친아스러움이 있다 이 말일세. 그림을 그리는 그 손놀림하며 핸디크래프트 부스에서 일을 하며 하는 이런 저런 행위들을 보면 예술가적 기질이 있다고 여겨지지. 손으로 하는 것 중 잘 하는 건 젓가락질 뿐인 나로썬 부럽기 짝이 없는 능력이라네. 게다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촘촘한 기억력(이왕이면 좋은 일을 좀   기억했으면 좋겠소…-_-^), 뿌리까지 파고드는 질문들, 뭐든 열심히 알고자 하는 그 노력은 가히 본받을 만하지. 또 장사는 어찌나 잘하는지.. 부스가 자네의 소유였다면 벌써 돈방석에 올라앉았을 거라는 게 나의 추측이네. 하나 더, 새벽부터 일어나 잠옷 차림으로 조깅하러 가는 그 부지런함. 아무리 가족력이라고 해도 감탄스럽네. , 우리가 늘 벌벌 떠는 자네의 그 검은 수첩을 빼놓을 수 없지. 기록은 또 어찌나 열심히 하시는지.. 국내 훈련 때부터 우리의 치부가 낱낱이 적혀 있을 것만 같은 그 데스노트. 가기 전에 연소할 계획이니 조심하시오.

 기억하는가. 그 바닷가에서 자네가 나의 단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사실 망설였었네. 왜 그랬는 줄 아는가? 너무 바로 말하면 그 다음 날 거기서 변사체로 발견될까봐 그랬네. ……….진담일세. 뭐 이런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자네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사람일세. 단점인 듯 보이는 게 있기도 했지만 사실 그 것이 내 눈에만 그렇게 비치는 것 같아 잘 생각해 보면 오히려 내 단점인 듯 비춰지지. 그래서 난 또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네.. 꽤 여러 번 그랬지.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나는 여기 와서도 혼란스럽고 대체 나의 역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어 암담한 날들을 보내고 있거든. 오히려 이 곳에서 내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절망만 하고 있었는데 자네는 좀 다르더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고 더 다양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고 그것들을 우리와 공유하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이 여기에 매우 어울리는 듯 하네. 한국 가지 마시게. 자네가 돌아가길 원하지 않아도 아마 일터에서 스카우트 돼 여권 뺏길지도 모르겠소. 조심하시오^_^**

 

   입만 열면 개구리가 나오는 남자에 관한 우화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내 얘기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그것이 말이 되어 나오는 순간 굽고 휘어지는 거지. 본심과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난 참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인간이라네. 그래서, 누구에게나 좋고 싫은 표현을 명확히 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래서 자네에게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감정이 많다오. 게다가 나는 기억력과 조직력이 제로라 자네가 뭔가에 대해 캐물으면 나는 그만 혼란스러워지고 말지. 논리적으로 대답하고 싶은데 시간이 걸리는 거야. 그래서 자꾸 헛소리만 하게 만드는 자네가 무던히도 미웠소-_- 어쨌든, 말없이 뚱해있던 때,, 괜히 툴툴댈 때,, 바락바락 소리 지를 때,, 헛소리 할 때, 다 진심이 아니었다고 고백하고 싶소. 보기 좋은 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아주고 먼저 해결하려고 해주어서 고맙소. 앞으로도 좀 부탁함세^_^**

 

참 많이 배우고 있소. 나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 봉사라는 일, 지금도 내가 이것을 하고 있는 건지 뭔지 확실치는 않소. 보수를 안 받는다고 다 봉사인 것은 분명 아닐텐데.. 여튼 내가 배운다는 것은 봉사에 관련된 것 뿐만이 아니오. 지금까지 전혀 모르던 사람들인 자네들과의 반자발적 동거를 경험하며, 은유법도 철학적인 표현도 아닌 문자 그대로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고 있소. 특히 자네랑 이런 저런 쓸데 있는 얘기를 하며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착 들어맞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는 그런 모든 과정들이 배움이다 이 말이지. 라온아띠라는 특수한 계기가 우리를 친구로 만든 거나 마찬가지이지만 나에게 이 것은 기막히게 마음에 드는 우연이오. 절대 그럴 일 없을 거고 그렇게 될 리도 없지만, 만약 내가 이 5개월 간 아무것도 얻어가지 못한다손 치더라도 꽤 맘에 차는 친구 하나는 남을 테니 어쨌든 뭔가는 벌어가는 거라 자신하네. 서울 가서 아무 때나 술 사달라고 불러내도 모른 척 마시게. 다른 것도 아니고 술을 거절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 알고 있겠지? 조심하시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겠소. 이렇게 말하면 나머지 셋은 또 엄청난 가십거리를 양산해 내겠지만 어쨌든 솔직해지겠소. 자네에게도 내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소. 자네가 나에게 그렇듯. 이렇게 함께 무언가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좀 더 돈독해 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기쁘오. 내 좀 더 착해지려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잘 지내봄세^_^**  SALAMAT!  

 

쿨구슈쟌 애정이 뚝뚝 묻어나요 흐흐
2009. 5. 5.
윤혜령 희곤이가 좋은 친구를 갖게 됐네^^ 첫번째 사진 정말 잘 나왔다~
2009. 5. 6.
강은지 곤이오빠! 메일 다시보내줘!! 파일에 암호걸어놓고 보라고하면 보이냐!!!!!!!!!!!!!!ㅋㅋㅋㅋ
다시보내주삼:)
잘지내는것같아서 좋군!!ㅎㅎ
인터넷을 더이상 할 수 없으므로 메일은 다음에 보낼께~ㅋㅋ
2009. 5. 24.
한국 미스김 멋지오 미스송!!!
사랑하오 미스송 ^_^
2009.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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