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우리팀은 아주 행복하게 필리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누군가가 필자에게 강세민씨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난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음......

 한 사람을 딱히 무엇이라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지만 이 사람은 겪을수록 더욱 모르겠다는 것이 필자의 관점이다.


 간단하게 짧은 문장들로 강세민씨를 정의하면 나름대로 다음과 표현할 수 있겠다.


1.
적지 않은 나이에 귀여운 척
(강세민씨의 주옥 같은 사진들을 보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하나 첨부하겠다.)

2. 기죽지 않는 성격과 낙관적인 자세

3. 흐름을 끊는 재주와 재미없는 농담

4. 조심성 없는 성격

(필리핀에 와서만 컵을 이미 3개 이상 깼다. 아무 것도 없는 길에서 혼자 걸려 넘어 지는 것도 이제는 예삿일이다.)

5. 듣지 못하는 그의 귀

6. 잠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그

(잠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이것이 회의시간에 화두가 된 적도 있었다. 이것도 이해를 돋기 위해 밑에 사진 첨부하겠다.)


 이런 글을 쓰게 되면 항상 객관적인 사실들을 부정하고 내 안에 있는 주관적인 의견을 내보이기 쉬워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국어책에나 나올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글을 쓰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 객관적 사실들을 나열하며 글을 쓰려면, 관찰대상과 공유하는 무언가와 관찰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오후 4부터 10까지 일을 하는 필자에게 오전 8시 반부터 4 까지 일하는 강세민씨를 관찰할 시간 따위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 이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을 하다. ‘어쩔 수 없다. 필자 속에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수 밖에’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고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우선 강세민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그는 경기도 일산에 산다. 1984 7 6일에 태어났다. 그는 지금 라온아띠 프로그램으로 필리핀에 와 있으며 우리의 활동지역(이미 앞의 다른 에세이에서 거론되었기에 지역설명은 생략함)에서 놀이터를 만들고 있다. 이것이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큼직한 사실들이다.


 나름의 객관적 사실들을 쓰고 싶은 마음에 주의에 있는 필리핀 친구들에게 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한 친구가 그가 너무 귀엽고 잘생겼다고 이야기 했다. 괜히 물었다. 그래도 제대로 된 답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했던 나의 기대를 현지 스텝이 저버리지 않는다. “그는 내 타입이 아니야, 난 지루하고 조심성 없는 사람은 싫어.”라고 대답한다. 그래 정답이다. 사실 필리핀에 와서 필리피나(필리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들이 강세민씨에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의자왕’이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3000 궁녀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수의 여자들이 그를 따랐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사실이기에 현지 자원봉사자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넌 정말 세민이 잘 생겼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뜬금없이 자원봉사자는 필자에게 지나가는 사람 중 잘 생기고 예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보면 자신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굉장히 잘 생긴 필리피노가 지나가기에 ‘저 사람 정말 잘생겼다.’라고 이야기 했다. 자원봉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저 사람은 내가 보기에 굉장히 평범한걸. 아마 우리가 이렇데 다르게 생각하는 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라. 그리고 내가 항상 민하는 예쁘고, 세민이 잘 생겼다고 말하면 'I don't think so.'를 연발하는 너와 같은 이유겠지. 너희는 우리와 다른 피부색을 가졌고 다른 생김새를 가졌으니까. 그게 멋지게 보이는 거야.

 너무 분명한 해석에 더 이상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와의 대화를 통해 강세민씨의 미남론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강세민
씨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밖에 꿀떡이라도 숨겨 놓은 아이마냥 곧장 밖으로 뛰쳐 나간다강세민씨 나름의 필리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함이라 생각되나 그 내용은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분명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그들은 항상 강세민씨를 찾는다는 것이다. where is Semin’은 이제 듣는 것조차 지겨울 정도니 말이다. 근데 왜 그들이 강세민씨를 찾는지 알 수 없기에 어떻게 글을 풀어 나가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확인된 사실이 아니기에 추론을 사실처럼 포장해서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감히 필자의 추론을 하나 써보자면 그는 이미 너무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밖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 그 곳에 슬쩍 엉덩이를 들이민 적이 있었다. 근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사람들이 갑자기 아무 대화도 하지 않고 먼 곳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원체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이 싫은 필자이기에 그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고 오래 견디지 못하고 슬쩍 빠져 나온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 강세민씨는 그들과 너무 자연스럽게 함께하고 있었다.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진정한 소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필자에게 비록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조금씩 유대감을 쌓게 해준다는 것을 강세민씨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강세민씨를 그렇게 찾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사실 필리핀에 와서 필자에게 많은 고민들을 하게끔 만드는 사람이 두 명 있다면 그것은 강세민씨와 현지 스텝일 것이다. 너무 다른 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 왔기에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슴속 깊이 자리 잡고 있지만 그럼에도 잘 안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임을 모두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항상 다름을 차이가 아닌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정말 말이 쉽다. 다름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 들이려면 자신의 것을 그만큼 포기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누가 자신의 것을 쉬 포기 할 수 있겠는가. 한편으로는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가슴속에 뭉치기 마련이다. 생활습관, 가치관, 성격 -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는 강세민씨와 필자의 관계는 어떻게 이것들을 이해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가가 필자의 ‘필리핀 라온아띠 프로젝트’의 또 다른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 마치 외국을 나가 외국 친구들을 만났을 때만 적용될 것 같은 이 이야기를 같은 민족, 같은 언어, 같은 성()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우린 앞으로도 조금 더 물어 뜯으며, 기존의 것과 같은 친근한 유대감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유대감을 쌓아 나가길 기대해 본다.

 객관적 사실, 뭐 말이 좋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노력해도 선택된 사실들은 이미 필자의 주관적 견해에 맞추어 선택된 사실들이기에 100%로 객관관성이라는 것은 사실 전체를 옮기지 않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난 이미 200%로 주관적인 글을 쓰고 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 그 사람과 필자는 한 집에서 그리고 한 방에서 같이 살고 있다. 원체 살갑지 않고 퉁명스러운 필자이기에 뭐 이래저래 묻거나, 웃으며 농담을 거는 일은 거의 없지만 정말 다른 우리가 아직 한 공간에서 살고 있고 아직 그 누구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아도 우린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말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서로에 대한 유대관계가 돈독하고,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쓰면 쓸수록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 필자의 답이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관찰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작은 바람이다. 한국에 돌아갈 때 5명 모두가 정상으로 살아서 돌아가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이 글을 보고 아무 오해 없으시길 재차 당부함.

 

 

윤혜령 세민이는 편안해 보이네. 웃는 얼굴도 근사하고^^
2009. 5. 6.
최유진 비오는날 사진 진짜 멋있다
나도 저래보고싶은ㄷㅔ 용기가 안나서 ㅎㅎ
2009. 5. 10.
강은지 세민오빠 보고싶어요:)
으하하! 비오는날 사진 대박인데요..?ㅋㅋㅋㅋㅋㅋ
아 오빠보구싶어요!!ㅋㅋㅋ한국가면 재미없는 농담 많이 해줘요! 웃어줄게ㅋㅋㅋ
2009. 5. 24.
남주 앗..ㅋㅋ 세민오빠랑 저랑 생일 똑같네요..저도 7월 6일..ㅋㅋㅋㅋ 그냥 반가워서..\_=ㅋㅋㅋ
2009. 6. 11.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6-11 | 02-754-7892 | asiaraonatti@gmail.com | 2024 한국 YMCA 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