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아순시온, 그 두번째 이야기.>


# 기타는 내 운명.


유독 한국에서부터 기타에 욕심을 부렸었던 우리 팀.
기타라고는 줄 한번도 튕겨본적 없던 나와 아띠 초영, 아띠 깡지, 그리고 어디서 어깨너머로
살짝살짝 줄은 건들어 본 듯한 윤철이까지 기타에 대한 욕망은 하루하루 커져만 갔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아이코리아에서 기타를 치던 베트남 팀 이태영 오빠와 필리핀 바기오팀 영주가 멋져보였던 것도 한 몫 거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팀원들에 비해 기타에 대한 흥미가 적어서 한국에서 기타에 대한 토의를 할때도
잠자코 의견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여기가 어딘가.
여기는 바로 필리핀.

어린애들부터 호호백발 할머니 할아부지들 모두가 음악과 춤을 사랑한다는 이 곳.
실제로 이 곳 아이들은 노래 불러줘 춤을 보여줘- 하는 우리의 요구에 단 한번도 빼는 걸
본적이 없다. 이 곳은 여섯살짜리 여자애가 렐라 렐라 렐라~ 하면서 섹시 웨이브를 날려준다. 어느 곳에서나 팝송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음악과 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
기타가 빠진다는 건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우리 따따이(한국말로 아빠라는 의미. 우리는 스텝을 아빠 라고 부른다)는 정말 정말 음악을
사랑하셔서 기타와 함께 나나이와(한국말로 엄마 라는 의미) 노래를 부르시는 데 와우-
우린 반해버렸다. (밑에 사진- 하루에 한번씩 꼭 우리 앞에서 뽀뽀하시는 따따이와 나나이)





따따이께서는 우리가 기타를 배워보고 싶어한다는 걸 아시고는 바로 전문가 선생님을 구해서 모셔오셨다. 나는 일주일에 월수금이나 하겠지- 했는데 매일매일 주 5일제 수업이었다. 
난 정말 태어나서 기타 처음 잡아봤다. 기타 줄이 이렇게 손가락을 아프게 하는 건지도 처음
알았고, 기타줄을 튕길때 그 느낌이 얼마나 황홀한지도 알았다.  


도저히 음악이라고  할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에게 늘 칭찬과 격려를 아끼시지 않는
멋진 선생님 ^^  지금 선생님께서 들고 계신 기타가 가장 좋은 기타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이곳은 라온아띠 책자에 나온 아순시온 YMCA 오피스.
초 큐티 아담 사이즈 오피스지만 없는 거(아주 많이) 빼고 있을 건 다 있다.




따따이와 우리는 한가지 약속을 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우리는 각자 필리핀 노래 한곡씩을, 그리고 따따이는 한국 노래를
마스터해서 기타로 연주하기로.
개인적으로 나는 호텔 캘리포니아를 욕심내고 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도 코드가 투 매니매니 많다고 했던 그 호텔 캘리포니아를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곳의 스텝들은 기타를 다 칠줄 안다.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필리피노.
여담이지만 여기 스텝들이 어찌나 디스코바(한국으로 치면 클럽정도)와 가라오케를
좋아하는지 밤새 디스코바에서 놀고 그 다음날 체력소진해서는 출근을 한다. 우리도 가고
싶지만 다바오에서 테러터진 이후로 따따이가 우리의 안전에 대한 문제에서는 매우 엄격하
시기 때문에 절대 따따이 없인 움직일 수 없다.
따따이도 디스코 바를 가신다면  좋을련만....하지만 가라오케는 가겠지-하며 위안해본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필리핀은 축제가 많아서 우리가 기타를 잘 연습해서 노래 한곡
만 마스터 해놔도 크게 쓰일 것 같다. 
오늘은 YMCA HI-Y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순농 하이스쿨에 방문했는데 이 필리피노들, 여지없이 오늘도 우리에게 노래를 시켰다
어디 학교에만 가면 노래 부르라고 하는 통에 오금이 다 저리는데 벌써 몇 번째 필리핀에서 유명하다는 드라마 풀하우스에서 송혜교가 불렀던 '곰 세마리' 를 나란히 서서 부르고 퇴장했다 젠장!
노래를 부르긴 했으니 박수는 쳐주지만 잊혀지지 않는 그 실망스러운 눈빛들이란.... 
그래서 오늘 우리는 다짐했다. 텔미 동영상이라도 다운받아서 연습하자고.
 

그렇게 우리는 매일 오전엔 비사야어 수업과 기타수업, 그리고 오후에는 하이스쿨 방문 혹은
풋풋 드라이버스(릭쇼) 가정집에 직접 방문하는 스케줄을 치루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에는 힘들다고 투정 부리더니 두번째 이야기엔 너무 자랑하는 건 아닌지 싶지만, 그래 사실 이건 자랑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분들까지 모두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이 곳.
요즘은 따따이의 개그 보는 낙으로 산다. 어찌나 장난꾸러기 같으신지.
우리가 스텝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이젠 그런 생각
조차 들지 않고 같이 장난치고 춤추고 기타치면서 지내게 되었다.  어느 덧 한국 스텝 필리핀 스텝이 아닌 아순시온 YMCA 스텝으로 하나가 된 것 같다.
 

내일은 따따이가 어떤 개그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실까.
그리고 TOTO, (이 곳의 히든카드 스텝, 차츰 설명해가기로 한다 왜냐하면 또또는 에세이 하나로도 그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가 내일은 어떤 저질댄스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된다.



그럼, 오늘도 샤워하다 바퀴벌레 한마리 잡은 지은이가 보내는 아순시온의 소소한 이야기 끝!




윤혜령 세상에나~너무 멋지다!! 돌아오면 연주 부탁해~ 나 예약!
2008. 10. 7.
김유미 기타를 잡고 있는 폼이 예사롭지 않은데? 호텔 캘리포니아♪ 기대된다^_^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공항으로 마중가서 호텔 캘리포니아 한 곡 청해야겠어!!!ㅋ
2008. 11. 8.
김준호 ㅋㅋㅋㅋㅋㅋ얌 너 언제 오타쿠처럼 댓글남겼었냐잉 ㅋㅋㅋㅋㅋㅋㅋㅋ허버 웃겨
2008. 11. 11.
김준호 암튼 쟈갸 고마웡♡
200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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