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초록폭죽놀이

아순시온에 정착한 초기, 우리는 매일 고된 스케줄에 지쳤었다. 당시는 한국에서 예산이 도착하기도 전이라 ‘풋풋 드라이버 지원 프로젝트’는 시작도 되기 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지역 축제’들 때문이었다. 아순시온 ymca의 사무총장님은 이 지역 시의원을 겸임하고 계신 분으로 아순시온 시장 출신이시다. 그래서 지역 사회의 일에 관심이 매우 높으시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홍길동처럼 사방팔방 지역 사회 곳곳의 일들을 꼼꼼히 돌아보시는 분이시다. 그런 관계로 초기 일거리가 없을 땐 어김없이 따따이(사무총장님)의 스케줄들을 따라다녔었다.


 

따따이 차에는 항상 빡빡하게 정리된 축제 일정표가 있다.


축제라고 해서 뭐 대단히 거창한 것은 아니다. 작은 마을 단위로 집집마다 조촐하게 음식거리를 장만하여 서로 나누고, 동네 청년들은 농구 경기를 하며 실력을 겨루고, 아이들의 귀여운 장기자랑을 동네 주민끼리 구경하는 것이 그 축제들의 주요 행사다. 또 어디서 이런 정보들은 들었는지 떠돌이 상인들이 마을에 들어와 한껏 장판을 벌이면 그것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왁자지껄 무르익고, 동네 가득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유쾌한 대화소리가 가득 그 공간을 메우면 그로써 축제의 분위기는 정점을 향한다. 열정적인 태양빛을 닮은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가 그런 날은 더욱 밝게 빛난다.





이름도 까먹어 버린 어떤 동네 축제에서.



“한국의 축제는?” 하는 단순한 물음이 생긴다. 마을축제란 것이 있기는 한 건지. ‘누구네 둘째 아들이 고시에 합격 했네’ 하는 동네잔치 정도는 있겠지만. 우리의 상식으로 축제라 함은 적어도 ‘보령 머드축제’나 ’청도 소싸움축제’ 정도는 되어야 축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대규모 축제가 그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한국에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에 지방문화행사로서 지역축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급속한 속도의 양적증가는 물론 국민들의 문화적 욕구 증대와 지자체의 축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응당 지역민을 위한 즐김의 장이 되어야할 축제는 관의 일방적인 기획과 진행으로 지역민이 소외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재 한국의 지역 축제는 내실 없는 양적인 팽창만 이뤘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주민이 배제된 과도한 경제주의적 접근으로 인한 생색내기 식 축제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정한 축제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되도록 많은 관광객 유치, 성급한 가시적 혹은 경제적 성과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축제를 활성화시켜 보고자 특별 예산까지 마련한 관의 노력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이 비단 돈만 있으면 가능한 문제는 애초에 아니었음이 문제다. 지역축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지역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지금껏 민간이 주도가 되어 진정한 재미를 추구하며 성장한 축제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경험의 부재가 지금과 같은 초기 지역 축제 발전의 문제점을 낳은 것이리라. 그러므로 이것은 일방적으로 관의 잘못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현재 지역 축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역 축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관이 아닌 지역주민 스스로가 진행자가 되도록 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할 만한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소재의 축제 운영도 중요하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급격한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 대한 애착심까지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은 조금 주제넘는 일 일지 모른다. 뜨내기와 같은 심정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확실히 지역에 대한 소속감 보다는 직정에 대한 소속감이 훨씬 큰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눈을 돌려 보자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가 대 성공을 거둔 것은 그 말장난이 너무 웃겨서가 아닐 것이다. 부쩍 여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소문난 맛집 여행이 인기를 끈 것도 모두 국민의 재미에 대한 욕망이 경제 성장에 대한 욕망보다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욕망의 크기가 변한 것이 국민 개개인 이듯이 재미를 찾고 즐길 변화의 주체 역시 국민 개개인이어야 한다. 정부에 놀 거리를 만들어 달라 할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만들어야 겠다는 적극성이 필요한 때이다. 그 놀 거리를 내가 사는 이 지역사회에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지. 또한 이를 통해 관은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고취시키는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 브라질 쌈바 축제나, 독일의 맥주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그 소재의 독특함이 지역의 특성을 아주 잘 대변해 주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것을 오래도록 즐기고 유지시켜온 지역 주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도 돈만 들여 규모만 늘릴 것이 아니라, 축제의 본 의미에 맞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제를 바라보고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내가 즐거워서 보는 남도 즐거워 져야지, 보는 남이 즐거우라고 내가 즐거운 척 해서는 안 된다. 


시원하게 뻗은 야자수는 내 필리핀 생활의 중요한 활력소가 된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가장 확실히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야자수이기 때문이다. 오늘 문득 그 야자수의 화려한 잎들이 폭죽을 생각나게 했다. 굳이 굉음을 동반한 화려한 폭죽이 있어야만 즐거운 축제인가. 여긴 온 동네 가득 축제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초록의 폭죽이 1년 내내 빵빵 터져있는데!



그렇다. 이곳은 365일 소소한 행복을 담은 축제가 있는 필리핀이다.




 

 
 






참고자료 - 박주성 ,지역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조선대학교

원팀장 좋은글 잘 읽었어,,지혜^^*
2008. 11. 20.
김준호 토마토 던지는 축제 ㅋㅋㅋㅋ
2008. 11. 20.
Joo★ 와우 잘썼다, 좋은글 잘읽었어 ㅎ 보고싶다 지혜 ㅠ
2008. 11. 24.
깡지 우왕 영주다~ 살아 있어? 문자좀해!!!! ㅋ
2008. 11. 26.
peace 날씨 좋다 ㅋ
200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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