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라온아띠 이전에 아띠는 무엇일까?


집에서만 한발자국 나가면 말이 안 통했다. 인터넷을 하려면 뭐가 이렇게 느린지 답답했다. 뭔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사람들은 굉장히 태연했다. 태국에 처음 와서 느낀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이 정도다. 이젠 나가서 태국사람들과 한 두마디 나눌 수 있고 인터넷 속도는 이제 익숙해졌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아직도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전보다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정말 내가 이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사소한 부분들은 또 잘 적응했나보다. 나도 인간이라 서 그런가? 인간은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그 인간이라는 것이 난 적응이 되질 않는다.

가족이외에 이렇게 다른 사람과 깊게 알고 지내본 적은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물며 늘 살던 곳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5개월이란 시간에 힘든 것을 다 구겨넣은 이런 상황은 더더욱 처음이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깊게 알수록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나고 보니 사람이라는 거에 이렇게까지 거부감이 들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감정의 골들이 생겼다. 내가 정말 거부감이 많이 들을 만한 사람을 만난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라는 것이 모두 알고 보면 어느 정도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내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여 버린 것일까?

과정은 위와 같았다. 좋진 않은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로 얻은 생각은 생산적이고 좋은 결과물인 것 같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지금까진 사람관계를 중요하다 여기지 않았다. 겉으로는 세상에 사람관계가 어떻게 안 중요할 수 있냐고 말을 하면서도 속으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사람관계와 사람의 속이라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좀 더 사람에게 다가가고 알아나 가고 싶어졌다. 라온아띠 단원으로서 내가 파견 중 얻은 가장 큰 결과물은 이것 인것 같다. 아시아의 좋은 친구들이 되기 위해 파견을 와서 진짜 좋은 친구가 무엇인지 재고하게 된 격이라고 해야 하나... 그 무엇 이던 간에 나에겐 라온아띠가 상투적 표현이지만 ‘소중한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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